난 아들이 둘이 있다. 큰애는 현재 23살이고 둘째는 18살이다.
바뀌기 전 우리나라 나이로 말이다.
혼자 10년을 키워왔던 그들을 독립심에 중점을 둔답시고 방임과 방치로 키웠다. 다행히 큰 사춘기 반항이나 방황으로 날 힘들게 하지 않았고 착하고 멋지고 감사하게 자라주었다.
큰 아이를 처음 제주도로 대학 보낼 때도 떠나보내는 허전함이나 슬픔이 그다지 크지 않아서 나로서도 참 놀라웠다. 군대에 간다 해도 담담할 것 같던 내 마음이 오늘 아침 둘째 아들의 말에 무너졌다.
슬픔이 너무 가득해져서 오랜만에 울었다.
며칠 전 오붓하게 저녁산책을 하던 중 아이가 일본유학을 가고 싶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이 많고 잡생각이 많던 아이의 지나가는 소리로 듣고 그렇게 하라고 했다.
어떤 목표도 없고 무얼 하고 싶은지 조차 모른 채 막연한 동경으로 가고 싶은 마음만 있었기에 실현 가능성이 없을 것이고 상상만 하다가 흩어질 이야기쯤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학교 가기 직전에 구체적으로 유학에 대해서 알아봤다는 말을 한다.
내신이 어떻고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저떻고....... 그래서 일본어책 오늘 하나 마련할 거라고.
애니메이션을 즐겨봐서인지 일본말 대충 어린아이정도 수준으로 알아듣는 것 같은 이 아이가 공부를 시작한다면 폭발적으로 잘할 거라는 믿음이 간다. 그래서 더욱 슬퍼진 것이다. 이 일은 이루어질 일이라는 생각에.
흑흑흑. 난 작은아이에게 애정이 그렇게까지 깊었는지 몰랐다.
항상 옆에 있어주는 우리 강아지처럼 언제나 나만 바라보고 있어 줄 줄 알아서 소중함을 몰랐나 보다. 그런데 이렇게 가슴깊이 애절함이 미리 밀려오는 걸 보니 내가 정말 많이 의지하고 사랑했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엔 큰아이가 졸업하고 제주도에서 돌아온다. 작은아이는 고3이 된다. 정말 우리에게 딱 1년이라는 시간만이 주어졌다.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 다시 뭉쳐서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 다시 돌아오기 힘들 수 있는 내년이 너무 소중해서 큰 아이에게 다짐했다.
다시 만나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게 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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